승마를 배우면서 말들과 관련된 여러전문직업군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마필관리사라는 직업을 가지신 정규호님을 만났습니다.
지정된 시간에 사료와 건초를 주고, 마방의 바닥을 깨끗이 청소해주고, 목욕과 건강상태까지 체크하면서 말의 직접적인 모든 것을 돌보아주시는 그야말로 말들에게 엄마와 같은 존재입니다.

약 50마리의 말들이 있는 대덕승마장은 대구도시내에 힐링위드홀스가 존재하는, 사람이 아닌 말의 삶이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정규호마필사님께서는 그런 말들 가까이에서 생활하셨고, 심지어 쉬는 시간조차 말들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하나, 둘 되는 내 자식의 똥&오줌을 치울때에도
매번 엉덩이를 도닥이며 이름을 불러주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 모든 말들의 방을 치우면서 항상 고요히 말들의 엉덩이를 도닥여주시고, 부드러운 모래와 톱밥으로 말들의 작은 방을 청소해 주셨습니다.

핸썸하고 멋진 교관들과 품격있게 승마복장으로 단장한 기승회원들 뒤에는
먼지묻은 작업복&모자를 눌러쓴 정규호님이 묵묵히 이런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더운 여름날 음료수라도 드리려면 결단코 사양하셨고, 주름진 미소를 지으며본인의 직분에만 충실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승마장 가족들은 그분을 아실 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큰소리로 칭찬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말이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질책의 제일 앞 순위에 계시는 분일 것입니다.

승마장을 들어서면 무엇이 가장 먼저 보일까요?
넓은 운동장과 TV에서만 보던 크고, 웅장한 말들, 멋지게 말달리는 기승자들!!
저는 넓지도 웅장하지 않은 곳, 그늘진 마방에서 말들의 삶을 보살피고 계시는 정규호 마필사님을 큰소리로 칭찬합니다.